모험가 로알드의 일지
모험가 로알드의 일지・녹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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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모험가 로알드가 임시 야영지에 우연히 남긴 일지. 물에 젖은 듯하고, 종이 위에 여우의 축축한 발자국이 남아 있다.
——녹화지——
벽수 강의 지류를 따라 서남으로 걷다, 천형산 북록에서 연못을 발견했다. 물은 하늘보다 맑고 밝으며, 수온은 체온과 비슷하고, 맛에는 살짝 단 여운이 있다.
현지 약초꾼 말에 따르면, 수백 수천 년 전 이 연못은 원래 원포였다. 전설에 마신이 혼전하던 시대, 가문의 인정을 받지 못한 연인 한 쌍이 여기서 밀회했다고 한다. 그러나 동란은 무정하여, 남자는 바위 신을 따라가 인간의 몸으로 신의 각력에 뛰어들었고… 그 시대의 무수한 인간과 같이, 백 년 동안 소식이 끊겼다.
여자는 원포를 배회하며 연인의 귀환을 기다렸다. 훗날 꽃은 잡초로 바뀌고, 잡초는 조수에 썩었으며, 조수가 마침내 물러나고 그녀도 흙으로 돌아갈 때, 눈물이 모여 이 연못이 되었다. 어쩌면 그토록 깊은 상사에 젖어 있기에, 이곳의 물이 이리 맑고 온화한 것일지도.
나는 오후 한나절을 머물며 목욕하다 깜빡 잠들었다. 깨어 보니 밤하늘의 빛나는 별자리가 이미 또렷했다.
어린 여우 한 마리가 근처에서 기웃거렸고, 내가 고개를 들자 급히 달아났다.
잠시 뒤 신발이 한 짝 없어지고, 건량 주머니도 헤집어져 있음을 알았다.
짐 정리에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다음 목적지는 동북쪽 벽수 강 하구의 요광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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