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운 기문
절운 기문・산령
리월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기괴한 전설 전집. 짧지만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알찬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민간을 소재로 한다. 본편은 신비한 산중 선령의 이야기를 전한다.
——산령——
리월의 산림에는 주인 없는 선령이 많이 떠돈다. 이 빛나는 생명은 언제나 산림의 운무 속, 고대 성터 사이, 혹은 썩어 폐기된 마을에서 방황하며, 「신의 눈」을 지닌 나그네에게 길을 인도하여, 오래 숨겨진 보물이나 정교한 고대 기관으로 이끈다.
리월 사람들은 이 말없는 작은 생명들이 길조의 상징이며, 죽은 선인이나 이름을 남기지 못한 선량한 마신이 남긴 영혼이라 한다. 또한 어떤 이들은 선령이 실은 친족을 잃은 나그네가 산에 남긴 메아리로, 고독한 유인을 귀로로 이끈다고 여긴다.
리월 시골에 전해지는 오래된 전설에 따르면, 산중을 배회하는 선령은 수많은 선인보다도 더 오래된 존재로, 우아한 형체와 위대한 지혜를 가졌다고 한다. 그들이 산림을 누비고 고성의 전당을 거닐던 시대는, 암왕제군이 수많은 마신과 싸우던 시대보다도 앞선다.
추억할 수 없는 어느 순간, 선령의 선조는 먼 곳에서 온 나그네와 만나, 월궁 세 자매의 증언 아래 결합의 맹세를 세웠다. 겨우 삼십 일 뒤 재앙이 급히 일어나, 선령과 연인은 갈라진 천지 사이를 유랑하다 흉험한 재앙이 그들의 발걸음을 움켜쥐었다. 무정한 형벌은 그들을 영원히 갈라놓았고, 기억마저 산산이 부서지게 했다.
사랑하는 이와 결렬된 유미한 선령과 자매들은 날로 초췌해져, 아름다운 형체마저 무너져 산산이 흩어져 산림과 유적 사이로 흩어져 떠도는 작은 생명이 되었다. 그들은 많은 것을 잊고 많은 것을 잃었으며, 목소리와 지혜를 잃었으나, 여전히 슬픈 노래를 부른다. 그리하여 오래 사라진 연인에 대한 한 점 깊은 정을 품은 채, 산림 운무 사이에 머무는 나그네를 인도하며, 과거의 구허, 오래 봉인된 화장함, 해독할 수 없는 시문을 빌려 먼 시대의 이야기를 회상한다.
물론 이것들은 흩어지고 기이한 전설에 불과하며, 리월 시골이 암왕제군 이전의 유구한 시대를 허망하게 상상한 것으로, 믿을 가치가 부족하다. 그러나 이 산골짜기를 배회하는 슬픈 선령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오늘날에도 의견이 분분하여 한 가지로 모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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