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운 기문
절운 기문・석수
리월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기괴한 전설 전집. 짧지만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알찬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민간을 소재로 한다. 본편은 석수의 전설을 기술한다.
——석수——
리월의 대지에는 아직도 많은 석상이 남아 있다. 이들 대다수는 리월 사람들이 바람과 비가 순조롭고 산암이 안정되기를 기원하며 빚은 것들이지만, 더 오래된 과거에 유래한 석상도 있다.
벽수강의 어부, 적화주의 갈대 채취꾼, 오래된 광산의 광부들 사이에 이런 전설이 구전된다. 리월의 어떤 구석에서는 고대의 석수가 가을의 서늘한 밤에 깨어나, 낯설어져 가는 세상을 사방으로 둘러보고, 자신과 화답하는 개구리 울음과 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돌이 된 목구멍으로 세월을 담은 낮은 울음을 낸다고 한다. 그런 뒤 그들은 리월의 대지를 거닐며, 한때 자신이 지키던 땅을 순시한다.
석수가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본 사람은 거의 없지만, 지세와 수문에 밝은 오래된 주민들은 석수가 매일 자리를 옮기고 자세를 바꾸는 일에 이미 익숙하다. 한밤중 야영하다 얕은 잠에 든 이들도, 흐르는 물소리보다 더 낮은 화음을 종종 듣는다.
이 더 오래된 석수는 어디에서 왔는가? 경책 산장의 노인들 전설에 따르면, 그들은 한때 암왕제군을 따라 전쟁터를 누비던 신수였다. 마신의 혼전이 끝난 뒤 리월 대지에서 해조가 물러가고 평화가 되찾자, 신수들은 신의 전쟁에서 범인을 지키던 의미를 잃었고, 저마다 은거하여 세상과 다투지 않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어떤 신수들은 여전히 바위 신을 따르던 시절을 그리워했고, 리월을 지키던 세월을 갈망했다. 신수는 초범의 생명이나 여전히 수명에 묶여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암왕제군에게 청원하여 육신을 영원한 반암으로 바꾸어 달라고 빌었다. 자비로운 바위 신은 그 소원을 들어주어, 그들을 썩지 않는 산암으로 화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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