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고성의 붕괴
빛바랜 고성의 붕괴・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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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는 시가. 문장 사이에 괴이하고 불길한 기운이 스며 있습니다.
꿈속에서 나는 한때 검은 항선을 보았습니다,
깊은 한밤과 음울한 해무를 가로지르는 것을.
배 선체는 이미 썩었고 돛대도 몇 토막으로 부러진 듯했으나,
인간의 이성을 의도적으로 조롱하듯,
그 모든 절단된 부분이 기괴하고 뒤틀린 형태로,
선체를 감싼 겹겹의 해초와 생체 물질로 이어져,
달빛 아래 섬뜩한 그림자를 끌며
사람을 벗어날 수 없는 공포에 빠뜨렸습니다.
시선을 조금만 돌려도
다음 순간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았습니다.
갑판에는 키 크고 마른 그림자가 서 있었고,
온몸이 검은 두루마기에 싸여 얼굴은 흐릿했습니다.
오직 그 두 눈, 오직 그 냉혹한 두 눈,
한 번 스치기만 해도 영혼에 새겨진 듯했습니다.
그것은 심해의 괴태인가,
어떤 고대 세계의 주인인가,
아니면 악몽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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