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즈마 비견록
이나즈마 비견록・제1권
폰타인에서 온 여행 수필 작가가 수집·정리한 이나즈마 민간 이야기집. 여러 사람이 전하는 온갖 괴담과 전설이 중심입니다.
겐보의 처녀
아주 오래전, 다케히코라는 봉공인이 있었습니다. 이 청년은 용모가 준수하고 문재와 무예를 부지런히 닦아 동료들에게 존경받았습니다. 어느 날 에몬노카미 댁에 병문안을 갔다가, 마침 외동딸 사요히메를 만났습니다. 성년의 예를 치를 나이의 그 소녀는 미모가 비할 데 없고, 눈썹 하나 웃음 하나, 몸짓 하나하나가 타고난 온화와 우아를 드러냈습니다. 둘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고, 곧 에몬노카미 몰래 장래를 약속하며 원복 뒤 정식으로 청혼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빠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다케히코는 막부의 어명을 따라 반적을 토벌하러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요히메는 그 소식을 듣고 급히 그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귀전이 지금 출정하시면 언제 돌아올지 모릅니다. 전장은 흉험하고, 만일 변고라도 생기면 저는 홀로 살 수 없습니다. 정말 저를 사랑하신다면, 부디 여기에 남아 저를 신부로 맞아 주십시오. 저는 귀전과 한평생 행복을 나누고 싶을 뿐, 영화와 부귀를 바라지 않습니다.」
이어 사요히메는 단가를 읊었습니다. 대의를 옮기면 이렇습니다. 상사 고통은 깊고, 구슬 눈물은 소매에 마르지 않네. 첩의 몸은 가을 아침 이슬 같아, 임을 위해 거울 속 티끌로 흩어지리.
그러나 다케히코는 그 말에 설득되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아가씨, 근심하지 마십시오. 짧은 이별일지라도 제 마음은 오직 아가씨 한 분뿐, 칠생칠세 맹세코 변하지 않습니다. 사내로 세상에 태어나 입신양명의 때를 맞았는데, 어찌 남의 혁혁한 전공을 앉아서 보겠습니까. 전장에서 돌아오면 아가씨와 혼인하여 영영 헤어지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친 다케히코는 장식이 아름다운 손거울을 사요히메에게 주며 훗날 개경례의 약속으로 삼고, 다시 단가를 화답했습니다. 대의를 옮기면 이렇습니다. 이별의 재회는 기약 없어도, 한 맹세는 영영 옮기지 않으리. 내 마음은 임 계신 곳을 따르니, 천 리 떨어져도 같은 빛을 나누리.
그렇게 몇 달이 지났습니다. 막부군이 교전에서 패하고 장병 사상자가 막대하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소녀는 우울로 병이 들어, 머지않아 슬픔이 지나쳐 병사하고 말았습니다. 공명성취한 다케히코가 전장에서 돌아와 연인이 이미 음양을 갈랐다는 소식을 듣고 슬퍼 어찌할 바를 몰라, 날마다 향을 피우고 과일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그리움이 절절했던 탓인지, 장례 뒤에도 사요히메는 안식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심연에 오염되어 요귀가 되어 한밤중 다케히코를 찾았습니다. 그때의 소녀는 여전히 젊고 아름다웠으나 이미 생기가 없었고, 그의 뺨을 어루만지려던 두 손은 이미 검고 으스스한 뼈로 변해 있었습니다. 다케히코는 무사이면서도 그 모습에 혼비백산하여 도망쳤고, 강가까지 달려 뱃사공에게 자신을 건네 목숨을 구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사요히메가 강가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배가 한 척도 없었고, 그녀는 강에 뛰어들어 두 다리를 물고기 지느러미로 바꾸어 그를 쫓아 기슭에 올랐습니다.
요고우산에 도망친 다케히코는 요괴 너구리에게서 배운 술법으로 돌 속에 숨었습니다. 요고우산에는 돌이 온 땅에 깔려 있어, 사요히메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그때, 다케히코가 주었던 손거울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거울은 무수한 조각으로 깨졌고, 조각마다 다케히코가 숨은 그 돌이 비쳤습니다.
사요히메는 그 돌을 품에 안고 울며 연인에게 그리움을 토로하고, 옛날 맹세를 기억해 달라고 빌었으나, 다케히코는 두려움 때문에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사요히메는 더 이상 방법이 없으면서도 연인과 떨어지고 싶지 않아 초조해하다, 끝내 한 덩이 불길이 되어 자신과 돌 속 연인을 함께 재로 태워 버렸습니다.
벗이 이야기를 마친 뒤, 흥미롭게 이 이야기에 대한 제 생각을 물었습니다.
「우리 폰타인 사람의 눈으로 보면,」 저는 대답했습니다. 「이 다케히코 나리께서는 사요히메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오페라에서 노래하는 연인들은 한쪽이 불행히 죽으면 다른 쪽도 따라갑니다. 드레스트와 아드실티아의 약속부터, 탕크레드와 샤리클레아의 결투, 코펠리우스와 코펠리아의 이별까지 모두 그렇습니다. 기억하건대 우리 나라 고전 소설에는 사랑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고기와 뼈와 내장을 모두 깎아내도, 나는 골수 속에서 당신과 한 침상을 나누리라. 칠생칠세 영영 헤어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면, 상대가 심연에 오염되었더라도 함께 영면에 들어야 합니다. 다케히코 나리가 이나즈마의 무사라면, 약속과 약정을 저보다 더 중히 여겨야 합니다.」
「물론 말씀이 틀리지 않습니다. 이나즈마에서도 많은 사람이 다케히코를 겁 많고 배신한 자로 봅니다. 다만 사요히메의 정에 답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심연에서 온 요사스러운 존재 앞에서 도망쳐 돌 속에 숨고 연인을 해방시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 손수 준 거울에 비쳐 재가 된 것은,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지요.」 벗은 자기 잔에 차를 따르며 이어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원래 리월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그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끝까지 연인을 배신하지 않았고, 둘이 오래 만나지 못한 것은 요물이 된 소녀를 돌 밑에 가둔 간악한 자 때문이었습니다——하지만 그건 이 판본의 전설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제가 더 궁금한 것은, 비슷한 일이 당신에게 생기면 어떻게 선택하실까 하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심연에 침식되어 마물이 되어, 당신을 찾아와 계속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한다면…」
「당신이 심연에 침식되어 마물이 되었는데도 첫 반응이 제게 이야기를 들으러 오는 것이라면, 그건 완전히 무사하다는 뜻입니다. 결국 당신은 괴담 속 사요히메보다 훨씬 성가시니까요. 자, 우사 양, 이 차는 다 마셨으니 부디 다시 따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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