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의 미나히메
망국의 미나히메・제5권
「너를 희생해 구해야 할 세계라면, 차라리 멸망하는 편이 낫다.」 마침내 세계 중심의 공의 탑에 도착한 두 사람의 이야기, 종점을 맞이하려 하는가……?
「나는 세계를 구하기로 했어!」
미나히메가 그렇게 말했다.
「수없이 말했지. 세계를 구한다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 같은 바부가 몇 번을 시도했든, 결국 이 세계는 멸망할 운명이다.」
「상관없어. 나는 공주고, 공주는 태어나면서부터 세계를 구하는 거 아니야?」
「아니, 그런 설정은 들어 본 적 없다. 게다가 내가 알기로 너는 세계를 멸망시키는 공주다」
「누가 그런 말 하지 않았어. 이른바 멸망이란 원래 신생이라고.」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설정은 너무 진부하다. 누가 그런 이야기를 쓰면 얼른 상야국에 던져 버리는 게 낫다.」
(귀를 막음)
공의 탑 꼭대기에서, 무사와 공주는 무의미하고 방약무인한 대화를 이어 간다.
그렇게 말해도, 실제로는 음양사 차림의 사람들이 여럿 자리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나쿠라의 술의 최초 용도는 점차 쇠망해 가는 세계의 생명력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대화에 못 이긴 듯, 극을 밀고 가려는 NPC처럼, 자리에 있는 가장 나이 든 음양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렇게 보존된 생명력을 쓸 수 있는 것은……」
「그러니까 그 생각, 좀 버릴 수 없나.」
무사는 전혀 듣지 못한 듯, 연장자의 말을 조금도 상대하지 않았다.
이 소극은 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
…